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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베트남, H형강 '소액투자'에도 업계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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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과점한 2조원 규모 국내 H형강 시장에 포스코 베트남산 물량 공급이 늘어날 여지가 있어서다. 지난해 포스코에 대한 '반덤핑 제소' 검토까지 치달았던 세 업체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양상이다.
4일 포스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베트남 자회사 '포스코SS비나'에 총 291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 목적은 생산성 향상으로 공장 증설 및 합리화 등에 해당 자금이 투입된다. 포스코SS비나는 연간 110만톤 봉형강(H형강·철근) 생산능력을 갖춘 생산법인으로 2015년 준공됐다.
준공에 5000억원 가량이 투자된 것으로 알려진 이 생산법인 규모를 감안하면 291억원 투자는 '소액'이다. 업계에서는 3년간 진행될 투자는 단순한 시설 합리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해당 투자가 증산을 염두에 둔 것일 수도 있다며 긴장의 고삐를 놓지 않는 분위기다. A사 관계자는 "증설까지 포함된 합리화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업체가 포스코SS비나 증산 가능성에 주목한 까닭은 포스코 베트남산 H형강의 국내 수입으로 촉발된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어서다.
베트남산 포스코 H형강은 지난해부터 도매상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중국산 저가제품과의 경쟁에 밀려 새로운 공급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산 포스코 제품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국내에서 판매하는 동일 규격 제품보다 톤당 2만원 저렴해 국내 건설업자와 철강 유통업자들이 알음알음으로 수입을 늘렸다.
지난해 국내 H형강 시장에서 포스코 비중은 5% 안팎으로 현대제철(50%)과 동국제강(25%)에 크게 못 미쳤지만,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이를 시장질서 교란으로 받아들였다.
수입 물량 쿼터 제한과 함께 포스코를 반덤핑 제소하는 방안까지 검토됐다. 결국 올 초 포스코가 수입물량을 국내 시장 상황에 맞게 자율조정하기로 했다. 포스코 수입물량 조절을 강제할 수단을 마련하지 못한 가운데 베트남 신규 투자 움직임이 감지되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이다.
다만, 베트남 정부가 예비 판정을 통해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중국산 H형강에 21.1~36.3%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해 포스코SS비나 물량이 국내 대신 현지에서 소화될 여지는 생긴 상태다.
일각에서는 3사간 갈등이 봉합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아직 상황을 두고 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SS비나의 가동률은 아직 60%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베트남 현지에서 풀리는 물량이 늘어난다 해도 국내 수입 물량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산 H형강은 도매상들이 국내로 들여오는 것일 뿐 포스코가 직접 손을 대는 것이 아니다"며 "도매상들에 인위적으로 물량을 제한하는 것은 도매상들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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