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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올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가집계 결과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손충당금 적립 등 막판 조정을 통해 실제 발표되는 순이익 순위가 바뀔 수는 있지만 신한금융 내부적으로는 이미 실적 1위 자리를 놓칠 수 있다는 사실을 수긍하는 분위기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실적 순위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영업력 강화에 주력하라고 주문하고 나섰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 전략담당 임원 모임에서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을 가집계한 결과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섰다는 얘기가 나왔다. 시중은행 한 전략담당 임원은 “충당금을 얼마나 쌓는지 등에 따라 최종 숫자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단순 집계 결과 올 2분기에는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섰다고 한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도 KB금융이 올 2분기 당기순이익 규모에서 신한금융을 제쳤다는 전망이 많다. 이날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7223억원과 7887억원으로 KB금융이 앞선다. 한달 전만 해도 양측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 격차는 300억원이었는데 실적 발표를 일주일 앞두고 600억원대로 벌어졌다.
또 다른 시중은행 임원은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올 2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보다 좋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금융지주가 2분기 이익이 1분기 대비 20% 남짓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올 1분기 실적이 3600억원과 1500억원의 일회성 이익을 포함했다 해도 2분기 순이익은 1분기와 최소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올 1분기 순이익은 각각 9971억원과 8701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였다.
신한금융은 주가와 시가총액에 이어 실적에서도 KB금융에 뒤질 수 있다는 점을 담담히 받아들이면서 조 회장을 필두로 하반기 영업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 조 회장은 최근 “일회성 요인 등으로 2분기 수치에서는 뒤질 수 있지만 영업력에서는 절대 뒤지지 말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회성 요인으로 KB금융보다 이익 규모가 작을 수는 있지만 영업력을 나타내는 이자수익, 수수료수익, 우량기업 대출 등에서는 뒤지지 말라는 주문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 내에서도 올 2분기 실적은 KB금융에 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임원들이 직원들에게 일희일비하지 말고 영업력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하라고 다독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순이익 자체보다도 최근 영업력에서 신한금융이 KB금융에 밀리는 듯한 모습이 나타나면서 내부적으로 경각심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KB금융의 중소기업대출은 올 2분기에만 2조9615억원 늘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신한금융의 중소기업대출 증가액 1조5990억원의 거의 2배에 달한다. 최근에는 국민은행이 기존 사업주체인 신한은행을 제치고 경찰 공무원 14만명에게 신용대출과 복지카드를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이 때문에 올 2분기 양측의 이자이익과 수수료수익 등 영업성과를 보여주는 지표에 더 큰 관심이 쏠린다. 올 1분기 신한금융의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수익은 각각 1조8692억원과 3876억원이었다. 같은기간 KB금융의 순이자이익은 1조7264억원으로 신한금융보다 소폭 적었지만 순수수료수익은 5264억원으로 더 많았다.
금융업계 고위 관계자는 “KB금융이 특별히 잘했다기보다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본다”며 “KB금융은 아직 효율화할 여지가 많아 개선 잠재력이 큰 반면 신한금융은 이미 효율적인 조직이라 영업력을 더 키워야 순이익을 늘릴 수 있는데 경쟁이 치열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은 경영권 분쟁인 신한사태를 추스르는 역할을 담당하면서 6년동안 조직 안정화에 집중했는데 M&A 등 몸집을 키우지 않은 부분에 대한 아쉬운 감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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