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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전쟁 구도, 투톱에서 '하나銀' 원톱으로
올들어 하나은행의 월별 대출금 잔액은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그동안 폭증세를 보였던 우리은행의 대출잔액은 5월 들어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은행이 6월부터 성장 속도 조절에 나선 반면 하나은행은 여전히 공격적 영업방침을 수정하지 않고 있어 6월 이후부터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쟁주도권 자리바꿈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5월중 원화대출금 증가액은 우리은행이 2조814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우리은행의 뒤를 2조7934억원 늘린 하나은행이 바짝 뒤쫓았다. 다음으로 국민은행이 1조9425억원, 기업은행이 1조4298억원의 대출금을 5월중에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1667억원), 외환은행(67억원) 등은 증가액이 미미했다.
5월까지는 여전히 우리은행이 1위를 지켰지만 월별 추이를 보면 하나은행의 두각이 두드러진다. 지난 4월중 우리은행의 원화대출금 증가액은 무려 3조6594억원에 달했지만 5월에는 오히려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반면 하나은행의 원화대출금은 3월에 1조4924억원, 4월 2조2734억원에 이어 5월에도 2조7934억원 늘어나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5월중 원화대출금 증가액은 우리은행과 불과 206억원 차이밖에 나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6월부터 자산 증가 속도를 늦추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황영기 행장은 지난 8일 월례조례를 통해 "자산성장은 탄력이 붙은만큼 하반기부터는 비중을 줄이는 대신 수익성 제고에 초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이미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p 인상했고 영업평가지표에서 외형 성장 항목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수익성, 교차판매, 연계영업 등의 점수를 높일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지만 이는 일부 투기지역에서 이뤄지는 대출에 대한 리스크관리 차원일뿐 영업방향 수정은 아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인상 검토는 투기지역의 부동산 값에 거품이 상당하다는 판단하에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격적 영업 전략을 수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특히 올들어 영업점 평가지표에서 외형성장 항목의 비중을 작년보다 소폭 늘린 상태이며 현재까지는 이를 수정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전쟁을 주도하는 은행이 그동안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투톱 체제에서 하나은행 원톱으로 바뀌는 양상"이라며 "당분간 은행권 경쟁은 하나은행이 이끌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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