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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키코 분쟁 조정안 결정 연기…KEB하나은행 "협의체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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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키코 분쟁 조정 결과에 대해 수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은행들의 수용 여부는 이달말까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EB하나은행이 키코 분쟁을 자율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은행 협의체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한국씨티은행, 대구은행, KDB산업은행 등은 분조위의 키코 분쟁 조정안에 대해 수용 여부를 금감원에 전달하는 대신 연기를 신청했다.
KEB하나은행은 이와 별도로 키코 분쟁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은행 협의체에는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은행 협의체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곳은 KEB하나은행이 처음이다.
금감원 분조위는 지난해 12월12일 키코 피해 기업 4곳에 6개 은행들이 피해액의 15~41%를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금액은 총 256억원이다. 분조위 권고를 수용하면 추가로 145개 기업에 2000억원 정도로 더 배상해야 할 전망이다.
은행들은 그동안 '수용 불가'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대법원 판결도 있고 소멸시효도 지났으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대승적‘ 결단을 바라고 있지만 배임 문제를 넘기는 쉽지 않다.
은행들은 당장이라도 '불가'라는 입장을 전달하고 싶지만 연말연초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결정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금감원에 전달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계속 시간을 끌 순 없어 이달말까지 이사회를 열고 분쟁 조정 결과를 수용할 지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시간을 벌었지만 분쟁조정안을 수용하기엔 여전히 부담이 크다. 무엇보다 사외이사들이 찬성하기가 쉽지 않다. 배임 소지가 있는 의사회 의결을 하면 사외이사들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DLF(파생결합펀드) 제재를 앞둔 시점에서 은행들은 금감원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금감원은 DLF 사태와 관련해 강도 높은 제재를 예고한 상태다. 이에 제재를 앞둔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해 키코 분쟁 조정안을 대승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란 소문이 금융권에 파다하다.
이런 상황에서 KEB하나은행이 키코 분쟁을 조정하기 위한 은행 협의체에 참여하겠다고 결정하자 KEB하나은행이 내부적으로 키코 분쟁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은행 협의체는 분쟁 조정안을 받은 6개 은행이 이를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6개 은행이 분쟁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나머지 145개 기업에 대한 키코 분쟁을 자율적으로 조정한다는 건 무의미해서다.
이와 관련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 협의체 참여 여부와 키코 분쟁안 수용 여부는 별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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